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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베스트닥터의 건강학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8/10/27
조회수
2983
[베스트닥터의 건강학]신장질환 연세대 한대석교수


‘군자입신지구사(君子立身之九思)’.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한대석교수(56) 연구실에 걸려있는 액자엔 이런 글귀가 써있다.

‘군자는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아홉번을 생각한다’는 뜻. 그의 환자가 한교수를 정확히 표현한 말이라며 선물을 준 것이다.

한교수는 매일 오전6시 눈을 뜨면 자리에 누은 채 환자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우선 입원환자의 이름 증세 치료법 먹는 약 등을 떠올리고 회진시간에 레지던트에게 확인할 문제를 숙고한다. 환자에 대한 그의 깊은 배려에 당황하지 않은 레지던트가 없을 정도다.

병원 신장투석실이나 입원실에서 일주일에 한두번씩 벌어지는 장면.

“어제밤 응급실을 통해 들어온 환자인데 신장기능검사 결과 크레아티닌 수치가 4㎎였습니다.”(레지던트)

“내가 알기론 이 분은 도화동에서 1년전부터 단백뇨가 나와 병원을 찾은 환자이고 크레아티닌 수치는 1㎎로 정상인데….”(한교수)

“….”(레지던트)

진료기록을 꼼꼼히 살피지 않았던 레지던트는 환자의 집주소까지 기억하고 있는 한교수에게 두 손을 들 수 밖에.

보통 30분이면 끝나는 매일 오전 8시 회진. 한교수는 1시간 가까이 할애한다. 15명의 환자가 각각 묻는 질문에 답하고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다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특히 병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환자의 가족 자녀 친구에 관해 빠뜨리지 않고 챙기고 물어서 아픈 이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몸의 질병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병도 보듬어야 포괄적 치료에 도움이 되거든요.”

월 수 금 ‘오전’진료도 오후 4시까지 이어져 ‘종일’진료가 되기 십상. 새로 환자가 오면 혈압을 최소 세번을 재서 평균을 낸다.

한교수는 이러한 자신의 진료자세에 대해 30년을 함께 산 아내와 지난해 71세로 작고한 스승 홍석기교수에게 배운 덕택이라고 말한다.

“신장생리학의 권위자였던 홍교수님은 ‘눈에 보이는 한가지만 생각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내는 출근할 때마다 ‘짜증부리지 말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합니다.”

“3년전 건강체크할 때 단백뇨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30대 초반 대기업 회사원이 얼마전 ‘몸이 붓고 기운이 없다’며 찾아왔는데 이미 신장의 기능이 25%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왜 이제 왔느냐고 했더니 ‘일도 바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하더군요.”

한교수는 신체검사할 때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혈뇨 단백뇨 등 소변에 이상이 있을 경우 곧바로 전문의를 찾으라고 충고한다. 만성신부전증은 뚜렷한 자각증각이 없기 때문에 몇 년동안 병을 안고 살다 콩팥이 다 망가진 뒤 뒤늦게 병원을 찾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220명의 복막투석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한교수의 주요 관심사는 복막투석환자의 영양문제. 지난해는 복막의 투과도가 복막투석환자의 영양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사실을 유럽신장학회지에 보고했다.

주중 오전에는 2,3회 헬스클럽을 다니며 몸을 다진다. 주말에는 서대문구 연희동 집 위의 안산에 1시반 정도 등산을 하거나 골프연습장을 찾는다.

바로크음악 등 클래식 감상으로 정신건강을 챙긴다. 중고교 학창시절 한때 지휘자를 꿈꿀 정도로 음악에 심취했다. 영국에서 펴내는 세계적인 클래식 전문가이드 월간지인 ‘그라마폰’을 10년전부터 정기구독중이다. 소장 CD는 600장.

주량은 소주 1병이지만 과음하는 법이 없다. 담배는 하루 5개피. 음식은 싱겁게 먹고 과식은 피한다.

“신장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성인병 예방에 노력해야 합니다. 미역 등 해조류는 좋지만 신장에 무리가 가는 육류 찌개류 등은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질환 종류-진단법▼

‘먹는 것은 100냥, 싸는 것은 200냥’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 먹어도 배설이 순조롭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

소변을 걸려내는 콩팥이 3일만 일을 안해도 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수분과 염분을 잘 배설하지 못해 몸이 붓고 혈압이 올라간다.

▽종류〓신(腎)질환의 50%는 사구체신염. 혈관의 노폐물을 거르는 사구체의 모세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불명의 병이다. 목감기를 심하게 앓은 뒤 급성사구체신염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신장에 대장균 등 균이 침범해 염증이 생기면 신우염. 요도가 짧은 여성은 급성신우염 발생빈도가 남성보다 높다. 부부관계가 주요 원인이며 항생제를 쓰면 대부분 완치된다.

유전적으로 신장에 물혹이 자꾸 생기는 다낭성 신증은 거의 완치가 안된다. 사구체를 둘러싼 간질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간질성 신염은 소염진통제 등 약의 부작용 때문에 발생하며 대부분 치유된다.

갑자기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급성신부전은 수술시 마취나 혈압하강으로 신장에 피가 덜 공급되거나 항생제 등 약을 잘못 먹었을 경우에 발생한다. 만성적으로 신장의 기능이 계속 떨어지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투석치료나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신부전은 치료가 잘 안되는 탓에 민간요법에 혹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직하지 않다. 항생제 진통제는 물론 영양제 감기약도 주치의에게 물어보고 먹도록 한다.

▽소변색 체크법〓정상 소변은 무색에서 황갈색까지 다양하다. 적색뇨는 혈액이 새나오는 혈뇨로 신장 이상의 가능성이 높다.

정상뇨도 거품이 생기지만 양이 적다. 거품이 심하면 단백뇨. 소변에 단백질이 새나오는 것으로 신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구체에서 단백질이 빠져 나가거나 세뇨관에서 재흡수가 안되기 때문. 소변에서 심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대장균등 세균감염을 의심.

<이호갑기자>gdt@donga.com

▼어떻게 뽑았나▼

신장질환의 베스트닥터로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한대석교수가 뽑혔다.

세부 전공별로 만성신부전 조기진단에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방병기교수, 사구체신염에 서울대 김성권교수, 급성신부전증에 서울대 이정상교수 등이 추천을 받았다. 신장이식을 담당하는 외과 전문의로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박기일교수와 서울대 김상준교수가 선정됐다.

이는 전국 12개 병원의 신장질환을 치료 수술하는 신장내과과 일반외과 교수 4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다.

[의사들이 뽑은 콩팥(신장)질환 베스트닥터]

한대석(연세대 신촌세브란스·신장내과·복막투석) 방병기(가톨릭대 강남성모·신장내과·만성신부전증 조기진단 및 치료) 김성권(서울대·신장내과·사구체신엽) 이정상(서울대·신장내과·급성신부전증) 김형규(고려대 안암·신장내과·복막투석) 이희발(순천향대·신장내과·복막투석) 박기일(연세대 신촌세브란스·이식이과·신장이식) 김상준(서울대·일반외과·신장이식) 김명재(경희대·신장내과·신장질환 양-한방협진) 오하영(성균관대 삼성서울·신장내과·만성신부전증의 합병증)

그 밖에 △채동완(한림대 강동성심) △한덕종(울산대 서울중앙) △이호영(연세대 세브란스) △고용복(가톨릭대 강남성모) △박정식(울산대 서울중앙) △김도헌(아주대) △최한용(성균관대 삼성서울) △김현철(계명대) △강성귀(전북대) △박찬현(한양대)교수가 추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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