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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 “신장 나쁘면 혈압 올라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8/10/27
조회수
2355
“신장 나쁘면 혈압 올라간다”
한대석 연세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염분 배설 능력 떨어져 생기는 병이 고혈압”
[981호] 2008년 08월 06일 (수) 노진섭 no@sisapress.com

   
ⓒ시사저널 박은숙

성인병의 최대 적(敵)은 고혈압이다. 당뇨와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환이 고혈압으로 인해 생기거나 악화된다. TV 드라마를 보면 혈압이 오른다면서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사람들의 장면이 나온다. 혈압이 오른다고 뒷목이 뻣뻣해지지는 않는다.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의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혈압은 자각 증세가 없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고혈압인지 여부는 혈압 측정기를 사용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혈압을 재면 두 가지 수치가 나온다. 심장이 혈액을 뿜어낼 때의 혈압, 즉 높은 혈압이라고 하는 수축기 혈압이다. 1백20mmHg 미만이 정상이다.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혈압을 낮은 혈압, 즉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80mmHg 미만이 정상이다.

이두 가지 중 한 가지라도 높게 나타나면 고혈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수축기 혈압 1백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고혈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의 30%가 고생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고혈압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대한고혈압학회장을 지낸 한대석 연세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질환으로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우리 몸에서 염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혈압이 오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교수로부터 고혈압의 최신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신장질환이 고혈압의 원인인가?
명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정상인의 신장을 고혈압 환자에게 이식했더니 정상 혈압을 되찾았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신장의 사구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소동맥에 어떤 이유로든 저항성이 생겨 염분 배설 능력이 떨어진다. 쉽게 설명하면 몸에서 불필요한 염분을 배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혈압을 증가시키는 물질도 생겨서 혈압이 상승한다. 신장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신장성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원인이 불분명한 고혈압을 본태성 고혈압(essential hypertension or primary hypertension)이라고 하는데, 원인 중 하나를 신장의 이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본태성 고혈압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으로 전체 고혈압의 90~95%를 차지한다. 나머지 5~10%가 2차성 고혈압(secondary hypertension)으로 혈압 상승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신장 혈관성 고혈압, 내분비성 고혈압, 심혈관성 고혈압, 뇌압 상승에 의한 고혈압, 임신 중독에 의한 고혈압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고혈압이 생긴다. 이때도 신장 혈관성 고혈압의 빈도가 가장 높다.

고혈압은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우려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자각 증세가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물론 오래 방치하면 두통, 이명(귀 울림), 어지러움과 숨이 차는 현상이 생긴다. 이 정도가 되면 뇌졸중, 중풍, 심부전증, 신부전증 등 합병증이 생긴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고혈압은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촉진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기에 합병증이 생기는가?
‘표적 장기’라는 말이 있다. 고혈압으로 손상을 입기 쉽고,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치명적인 네 가지 장기를 일컫는다. 뇌, 심장, 신장, 말초혈관이 그것이다. 뇌에는 뇌출혈, 뇌경색, 치매, 안저 변화(망막 출혈)가 생긴다. 병원에 오는 뇌출혈 환자 10명 중 6~7명은 고혈압 환자다.
심장에는 심장비대,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생긴다. 같은 고혈압이라도 이 경우는 매우 좋지 않다. 심부전의 주요 원인이 고혈압이라는 것이 고혈압학회 연구 결과로도 밝혀져 있다.
신장에는 단백뇨, 만성 신부전 등이 생긴다. 매년 9천명이 신장이 나빠져 이식이나 투석을 받는데 15~20%가 고혈압 때문이다. 당뇨병성 신증, 만성 사구체 신장염이 생기면 혈압이 올라가고 이렇게 생긴 고혈압은 신장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신장질환의 주 치료약이 고혈압 약일 정도로 신장질환자에게 혈압 조절은 절대적이다.
말초혈관에는 동맥류, 대동맥 박리, 말초동맥 폐쇄성 질환이 생긴다. 말초혈관에 질환이 생기면 혈액이 통하지 않아 다리가 썩고 상처가 나며 균에 감염되어 다리 근육이 괴사하기도 한다.

최선의 고혈압 치료는 무엇인가?
생활 습관 개선 요법과 약물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생활 습관 개선요법은 약물요법보다 효과가 더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는 반드시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체중 감량, 저염분 식사, 운동만으로도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운동으로 수축기 혈압을 5mmHg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식사는 저지방, 저염분, 저열량식을 해야 한다. 특히 염분을 적게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필요한 소금 섭취량은 약 6g 정도(티스푼 2개)다. 우리나라 사람은 보통 20g을 섭취한다. 그만큼 짜게 먹고 있는 셈이다. 염분 섭취가 많으면 합병증이 많이 생긴다. 일본의 연구 결과를 보면 10년 동안 염분을 과다 섭취한 사람에게서 뇌출혈과 고혈압이 많이 생겼다.
약물에는 효능에 따라 이뇨제, 혈관확장제, 효소억제제, 교감신경억제제, 칼슘채널차단제 등이 있다. 어떤 약이든 혈압을 떨어뜨려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당뇨, 신장질환 등 각종 합병증에 따라 다른 약을 써야 하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서 약을 선택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어느 정도까지 낮추어야 하는가?
‘목표 혈압’이라는 것이 있다. 무조건 정상 혈압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 유무에 따라 혈압을 얼마나 내려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축기 혈압이 1백50mmHg에 이완기 혈압이 100mmHg인 환자가 있다고 하자. 보통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이라면 1백40mmHg에 90mmHg 이하를 목표 혈압으로 정한다.
그런데 합병증이 있는 경우라면 더 낮은 혈압 수치를 목표로 잡는다. 예를 들어 당뇨나 신장질환이 있다면 1백20mmHg에 70mmHg 이하로 내려야 한다.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다면 1백30mmHg에 80mmHg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

혈압은 내리면 내릴수록 좋은가?
이 점에 대해 논쟁이 많았다. 수축기 혈압이 1백70mmHg로 올랐지만 이완기 혈압은 60~70mmHg로 떨어진 경우가 있다. 이때 내려간 혈압보다 올라간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올라간 혈압을 낮추려다 보니 내려간 혈압이 더 떨어진다는 점이다. 60~70mmHg 이하로 떨어지면 신장이나 뇌혈관질환에는 이로울 수 있지만, 심장의 관상동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혈압을 어느 수준 이하로 낮추면 오히려 해롭다는 것이 최근 의학계의 결론이다. 이를 ‘J커브 현상’이라고 한다. 위험도가 낮아지다가 다시 상승하는 모양을 나타낸 그래프다. 수축기 혈압 1백11mmHg와 이완기 혈압 70mmHg가 기준이다.

정상 혈압과 고혈압의 사이에 있는 혈압은 안전한가?
수축기 혈압 1백20~1백39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mmHg를 ‘고혈압 전단계’라고 부른다. 이 범위에 해당하면 고혈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정상 혈압보다 심혈관, 뇌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라면 생활 개선요법과 약물 요법을 동시에 해야 한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혈압 수치가 다른 사람도 적지 않다.
그 점이 의외로 중요한 부분이다. 고혈압 치료의 출발선이 혈압 측정인 만큼 혈압을 신중하게 측정해야 한다. 혈압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아침에는 낮고 오후에는 높아지며, 운동, 식사나 추위 등으로 올라가고 잠을 자면 떨어진다.
혈압 수치는 장소 영향도 많이 받는다. 집에서는 정상 혈압이 나오는데 병원에서는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다. 최대 15mmHg까지 차이가 난다. 의사 가운만 봐도 긴장해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인데 이를 ‘백의 고혈압’이라고 한다. 따라서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차분한 환경에서 또 1~2분 간격을 두고 최소 2~3번 이상 측정해야 한다. 한쪽 팔보다는 양쪽 팔의 혈압을 측정해야 하며 두 혈압 중 높은 혈압을 환자의 혈압으로 인정한다.

고혈압 환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30세 이상 성인의 약 30%가 고혈압 환자로 9백만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 중 자신이 고혈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며, 치료를 받는 사람 중에서 목표 혈압까지 혈압을 떨어뜨리며 잘 관리하는 사람도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른바 ‘절반의 법칙’이 있을 정도로 고혈압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환자들의 소극적인 치료 의지 때문이다. 환자들은 고혈압 약을 의사의 권고대로 복용하지 않는다. 또, 운동과 음식 조절은 기본이지만 이를 잘 실천하지 않는다. 고혈압은 증상이 거의 없어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저혈압은 심장 박동이 느려 혈압이 낮은 경우가 많다. 저혈압 자체보다 심장 박동이 느려 위험하다고 이해하면 된다.

 한대석 교수는 누구?

1967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69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는 1994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받았다.
1973~1974년 미국 세인트 조셉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1974~1976년 미국 브롱스 VA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쳤다.
1976~1978년 미국 몬테피오르 병원에서 신장 전임의를 수료했다. 1978~1983년 하버드 의대 내과 임상 강사로 근무했다.
1983년 귀국한 뒤 현재까지 연세대 의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1987~1997년 동 대학병원 신장내과과장을, 1996~2000년 같은 대학 임상의학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2000~2002년 대한신장학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 올해 6월까지 대한고혈압학회 회장직을 맡았다. 1998년 세계 최초로 복막투석에서 CRP(염증 지표 검사)가 사망과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인자임을 발견해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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